Wednesday 1 August 2007

작년 이맘때쯤 나를 자극했던 기사가 하나있었다





들어가며
제목을 보는 순간 누군가는 "상이라도 탔나?“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영광을 안았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소박한 감정이라 나무랄 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축제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세상에서 어떤 직업을 가진 이들이 이러한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물론 화려한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는 축제는 아니지만 "AD FEST"는 답답했던 일상에 톡 쏘는 탄산수만큼의 짜릿함을 남겨준 행복한 축제였음을 먼저 밝힌다.이제부터 이 행복한 축제를 돌이켜보는 작은 소회를 적어 내려가 보고자 한다. 헤아릴 수 없이 반짝거릴 파타야의 별을 기대하며-!
5년 전쯤 동료들과 여행으로 들른 기억 속의 파타야는 “밤하늘의 쏟아질 것 같은 "별"로 남아있다. 오늘 본 파타야의 밤하늘은 흐린 날씨 탓인지 그리 반짝거리지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엔 내일부터 눈앞에 펼쳐질 아시아 광고인들의 반짝거릴 크리에이티브의 별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장시간의 비행과 또 후끈한 날씨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다소 지치게 했지만 파타야의 밤 파도가 반짝거리는 별들을 실어다 줄 것이라 믿으며 잠이 들었다. 축제의 별들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살펴본 ADFEST -!
로터스(연꽃)라는 이름의 상을 수여하는 아시아 태평양 광고제는 올해로 10년을 맞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만의 특별한 광고제이다. 본 광고제는 크게 시상식과 수준 높은 세션으로 구분된다. 내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심사위원단의 이름들 속에서 단 한명의 한국인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과 영어로만 진행되는 세션(일본광고인들에게는 통역기가 지급되었다)이었다. 물론 나의 부족한 외국어 실력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한국어 통역기가 없음을 다시 한 번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내년부터는 동시통역을 준비할 예정이라 하니 내년의 참가자들은 운이 좋다 할 수 있겠다.그리고 다시 한 번 의아스러운 점은 깐느나 끌리오에서도 만날 수 있는 한국인 심사위원을 만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미 눈치 챘으리라 생각되지만 대한민국의 수상작이 몹시 서운한 숫자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일 것이리라! 팔이 안으로 밖에 굽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드디어 기다리셨던 축제의 별들을 소개합니다 -! 아시아태평양광고제는 총 10개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필름과 인쇄는 감독 편집 등의 분야별 수상작을 별도로 발표한다. TV Lotus / Press Lotus /Outdoor Lotus /Radio Lotus /DM Lotus/ Cyber Lotus /Film Craft Lotus/ Print Craft Lotus/ 360 Lotus/ Innovation Lotus 이상의 10분야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던 Winner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간략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TV Lotus 출품작들을 무작위로 보았을 때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인도의 해피덴트 팰리스였다. 물론 작품성도 뛰어났지만 각 분야에 너무도 많이 출품을 했기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자주 봐서 라기 보다는 너무도 Unique한 표현이었기에 기억에 깊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토요타의 “휴먼터치”편이 올해의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다.
길에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차에 다가가는 남자 그러나 차 안엔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아랑곳 하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있는 남자의 무릎 위에 앉는 남자, 그 다음엔 그 남자의 팔을 마치 안전 밸트인 양 태연스럽게 착용을 하고 운전을 시작한다. 아하! 이제는 모든 의문이 풀린다. 기계 이상의 세심한 배려가 담긴 인간적인 터치로 움직이는 자동차인 것이다. 그렇게 보면 “Human touch"라는 슬로건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론, 심사위원들의 결정에 동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당신의 자유다.
Film Craft Lotus 앞에서 언급했던 인도의 해피덴트가 Film Craft Lotus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아이디어의 출발에서부터 완성도까지 박수를 쳐줄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라 생각되었지만...글쎄 대한민국에서였더라면 이렇게 제작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나의 머리를 잠시 어지럽힌다.
인도의 사막, 터번을 쓴 인도인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바퀴가 빠진다(앞쪽은 사족인 듯) 무엇인가 급한 일이 생각났다는 듯 자전거도 팽개치고 뛰어가는 인도인, 그 앞으로 헤드라이트가 사람처럼 생긴 자동차가 지나가며 그를 쳐다본다. 이상한 호텔 안으로 급히 들어간 모델, 호텔의 수영장, 로비 등에 요가를 하는 것처럼 이상한 체위를 한 사람들이 매달려있어 호기심을 유발한다. 이제 밖은 태양이 지고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어두워진 호텔로비, 그 중간에 샹들리에가 보여 지고, 그런데 샹들리에엔 왜 사람들이 매달려 있을까? 인도는 요가로 유명한지라 요가중인가 라는 생각을 할 때 쯤 우리의 모델은 샹들리에에 잽싸게 매달린다.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입속에 뭔가를 넣고 씹는다. 마침내 그의 입을 활짝 여니...치아가 형광등 보다 반짝인다. 아하! 치아를 너무도 하얗게 만들어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사용한 것이다. 기막힌 과장의 극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Unique함에 두 손을 들게 만든다. 이후로 펼쳐지는 장면들은 요가를 하는 걸로 보여졌던 이들이 모두 일제히 입을 열어 그들의 치아로 찬란한 빛을 만들어 낸다. 물론 극 과장 광고라 공감이 가지 않는다 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생각도 당신의 자유다. 자신이 정한 별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
Film 부문의 수상이 끝나갈 무렵 낯설지 않은 Visual과 Audio가 나의 눈길을 시상식 연단으로 이끌었다. TBWA 의 “캐논파워샷(사진이 달라진다)캠페인(그림4)”과“아디다스(Impossible is nothing 김남일 Vs 이호편)캠페인(그림5)이 아시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대한민국의 심사위원이 한 명도 끼어 있지 않은 이 번 광고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대한민국 광고인들에게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수상의 기쁨을 전혀 예상 못해서였는지...수상자가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Press Lotus/ Print Craft Lotus 다음은 아시아 태평양 광고제 기간 동안 나의 눈을 가장 괴롭게 또는 긴장하게 만들었던 분야들이다. 일단은 복도에 걸려있는 작품들의 숫자에 기가 질렸던 터라 여기서 어떻게 별들을 찾아낼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물론 모두의 생각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발길을 떨어지지 않게 하는 작품들이 있는 걸 보면 별은 숨기려 해도 그 빛이 숨겨지지 않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우선 모두의 궁금증이 가장 큰 프린트 부분부터 반짝이는 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Print Lotus Leo Burnett 방콕에서 출품한 “Clima Bicycle Lock ”을 광고한 작품이 가장 빛나는 별이 되었고 그 다음엔 “세이코”가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였다. 자전거 자물쇠 광고이다. 더 이상의 카피도 설명도 필요 없는 비주얼 아이디어다! 역시 말없이 모든 것을 한 방에 보여주는 광고가 모든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특히 위의 광고는 하나의 광고가 아닌 캠페인광고로 출품되었다. 사진자료가 없어 보여드릴 수 없음이 안타까울 정도로 매력적인 광고이니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시길... 다음은 세이코광고다! 알람기능을 다소 과장되게 표현한 것인데...글세, 알람이라는 기능자체가 요즘 시대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해 볼일이다. 이곳은 PT의 현장이 아닌 광고제의 현장이니 알람처럼 머리를 깨워주는 이 아이디어에 박수를 칠 수 밖에...
Print Craft Lotus이 부문에선 Best 수상작은 없었고 "Basic cut"이라는 슬로건으로 Wrangler등이 수상을 했다. “Wrangler”는 OUTDOOR분야에서 큰 별이 되었으니 뒤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겠다.
Outdoor Lotus 이 분야에선 “Squat"이라는 타이틀로 앞에서도 언급한 “Wrangler”가 큰 별이 되었다. 원숭이를 닮은 남자 그리고 “basic cut" 이라는 슬로건, 무조건 폼나보여야 하는 패션광고의 틀을 깬 파격으로 보여 지는데... 당신의 눈엔 어떠하신지?
Young Lotus 작년 이맘때쯤 나를 자극했던 기사가 하나있었다. “열혈낭자, 낭군 개선기(凱旋記)-김하나CW/박지훈AD” 아시아태평양광고제에는 본선과는 별도의 경쟁부분이 있다고 한다. 바로 Young Lotus 라는 이름으로 상이 주어지는 부문인데 각 나라를 대표하는 30세 이하의 몹시(?) 젊은 광고인들이 주어진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일종의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이라 한다. 작년에 바로 “Why cannes?” 라는 Head Line으로 대한민국의 광고인들이 별이 되었었다. 참석하고 싶어도 나이제한으로 이제는 젊은 광고인 축에 끼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번엔 어떤 젊은 친구들이 별이 될까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올해는 그 참가 규모에서도 단연 돋보였던 일본친구들이 “파타야”를 주제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 빛나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했다! 이 이외에도 국내 광고제나 여타의 광고제에서 보지 못했던 360 Lotus 등이 이색적 있었다. 역시 달라지고 있는 매체환경이 광고제에도 적용된 것이리라.. 아직도 4대 매체에만 시선을 주고 있는 나에게 나름의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외의 흥미로운 별을 모았습니다. 필자가 현재 맡고 있는 품목이 유제품이라 눈길이 갔던 우유광고 그리고 아이엄마이기에 공감할 수 있었던 아동복지협회광고 그리고 요즘처럼 긴 카피가 읽혀지기 힘든 시대에 내공 있는 카피로 승부한 호스피스협회광고 그 외에도 “어! 우리도 이 비슷한 썸네일이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들까지 축제 내내 나의 머리와 가슴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작품들이 많았다!

행복했던 파타야의 “광고를 헤는 날”을 마치며. 광고 하나에 추억과 광고 하나에 사랑과 광고 하나에 쓸쓸함과 광고 하나에 동경(憧憬)과 광고 하나에 시와 광고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님의 “별 헤는 밤”을 감히 인용해 봅니다.
처음 광고를 시작할 때 나에게 광고는 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하늘이 흐려진다는 이유로 밤이 짧다는 이유로 별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오늘부터는 별이 쏟아지던 파타야의 축제를 기억하며, 다른 이들의 가슴 속에 평생 잊혀지지 않을 “반짝거릴 나의 별 만들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